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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리얼리티 예능, ‘리얼’이 사라졌다

[기자의눈] 리얼리티 예능, ‘리얼’이 사라졌다

기사승인 2021. 05. 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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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다혜
신뢰와 진정성으로 시청자들과 교감해오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내용 조작 등 거짓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함소원과 진화 부부는 열 여덟 살 나이차를 극복한 연상연하 커플로, 화려한 신혼 생활과 육아 과정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눈치 빠른 시청자들이 몇몇 장면을 문제삼으면서 방송 내용 조작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함소원 부부는 일부 사실을 인정한 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프로그램 또한 폐지됐다. 유명인 부부들의 소박한 일상을 다루겠다는 제작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시청자들의 믿음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 9일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는 이유리의 콩곱창 레시피가 구설에 올랐다. 해당 레시피는 한 유명 블로거가 만든 것으로, 원작자가 있음에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사과와 함께 재방송·다시보기 VOD서비스 등에서 ‘2013년 원작자의 최초 개발 후 퍼지게 된 레시피’ 문구를 새로 더하고 논란을 수습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재미는 중요하다.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화제성을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출연자의 100% 리얼한 모습만으론 금세 소재가 고갈되므로, 상황극 등 약간의 설정이 ‘필요악’처럼 가미되는 이유다.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앞세울수록 정도가 다소 심한 편인데, 이 과정에서 재미를 노린 제작진의 개입과 출연진의 욕심이 과해지면 결국 ‘조작’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문제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과도한 연출과 조작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처벌이 지나치게 ‘솜방망이’란 점이다. 방송법상 최고 수준의 징계는 최대 3000만원의 과징금인데, 이들 프로그램이 벌어들이는 광고 수입 등을 생각하면 관련 법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에서 비롯된 ‘소확행’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유행이 이같은 현상을 거들고 있다. 여기에 비교적 낮은 제작비로 높은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수지 타산에 신경쓰는 방송사로선 편수를 늘리면 늘렸지, 줄일 리 없다.

그러나 이제는 양 만큼이나 질에 신경써야 할 때다. 제작진은 ‘리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연스러운 연출을 추구하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방송해 시청자들을 혼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 출연자 검증을 명확히 해야 하고, 논란이 생겼을 때에는 대가를 치르게 하고 처벌하는 규정과 관련 법의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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