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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IPO 내달리는 현대중공업…서두르는 까닭은

[마켓파워] IPO 내달리는 현대중공업…서두르는 까닭은

기사승인 2021. 0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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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선정·예비심사청구 동시진행
카뱅 등 대형 공모주 피한 8월 전망
조선업황 호조세 신사업 실탄 확보
정기선 부사장 '경영승계에 힘'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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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IPO)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상장 의사를 밝힌 뒤 4개월여 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까지 마쳤다. 통상 상장주관사를 선정한 뒤 기업실사를 마치고 예비심사 청구서를 작성하는 데 3~4개월이 걸리지만, 두 가지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상장 시점을 앞당긴 셈이다.

현대중공업 상장에 신사업 추진이나 승계 등 그룹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에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인데, 정 부사장이 현재 그룹 신사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신사업 성공 여부는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구주매출 없이 신주발행으로 1조원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상장으로 모이는 자금을 모두 현대중공업의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조선업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물적 분할 후 2년간 적자 폭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8월 중 현대중공업 상장을 위한 공모 청약이 실시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IPO 추진을 본격화한 지 4개월 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 단계까지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고 평가한다. 현대중공업은 보통 예심 청구 전에 진행하는 기업실사와 예심청구서 작성 절차를 2개월 내에 마치면서, 주관사단을 먼저 꾸린 LG에너지솔루션보다 빠르게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이 IPO 속도를 높이는 것은 신사업 전개에 대한 그룹 차원 의지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지주회사)과 분할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당기순손실은 889억원, 지난해는 4314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기조로 올라섰고, 대규모 수주 계약도 맺었지만, 유의미한 이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사업을 위한 자금은 따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분율 해석을 감안하고서라도 구주매출 없이, 20%가량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상장을 통한 자금을 모두 현대중공업에 조달하면서 신사업 추진을 앞당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현중그룹의 신사업은 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로 승계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이 구주매출을 하지 않겠다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책임지는 현대중공업의 사업적 부분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자금 활용 전략을 볼 때 현대중공업의 가치가 상향되면서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지주 전반에도 천천히 긍정적 효과가 번질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을 빠르게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하반기 예정된 대형 공모주들 사이에서 최적의 시점을 찾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오는 6월~7월 사이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이 공모를 진행할 전망이고, LG에너지솔루션도 9월 중에는 상장을 진행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성장산업인 IT나 배터리 업종 기업들이 다른 전통 제조업 기업들에 비해 성공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은 기업가치 6조원 정도를 목표로 상장을 진행하지만, 카카오 계열사들이 가치 20조원 안팎, LG엔솔은 100조원 부근으로 점쳐지고 있다. 덩치로 보나, 영위 사업으로 보나 공모 시기가 겹치면 현대중공업에 불리할 수 있다.

다만 8월은 하반기 실적을 토대로 IPO를 진행하려는 기업이 쏟아지는 이른바 ‘성수기’로 꼽히기 때문에, 여전히 현대중공업에 불리한 시기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올라가긴 했지만 전통산업 특성상 높은 가치를 매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 해운주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보통 조선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통해 가치를 산정한다”며 “현대중공업 순자산규모가 5조원대임을 감안할 때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PBR을 감안하더라도 6조원대 평가까지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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