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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만도’ 정몽원의 승부수, 자율주행사업부 분사 통할까

[CEO 체크] ‘만도’ 정몽원의 승부수, 자율주행사업부 분사 통할까

기사승인 2021. 07.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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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테슬라 등 거물급과 경쟁
현대차 의존도 낮추기 '급선무'
주주들, 분사 반발…靑 청원도
전문가 "인력·자금력 확보 험난"
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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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한라그룹·만도 대표이사 회장은 자율주행사업부 분사를 결정하고 미래차사업 드라이브 구상이 한창이다. 주 고객인 현대차그룹이 더 빠른 변화를 요구하면서, 생존을 위해 ‘전동화’와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시점이라서다. 전문가들은 만도가 세계 1위 부품사 ‘보쉬’뿐 아니라 테슬라 등 글로벌 IT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에 들어섰고 이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만도가 자율주행사업부 분사를 발표한 지난달 9일 7만3400원이던 주가는 17거래일 만에 6만5400원(2일 종가 기준)으로 10.9% 하락했다. 주주들은 심각한 디스카운트 요소라고 반발하며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및 전자투표 제도 도입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청원은 오는 16일 마감된다.

전문가들은 정 회장이 자율주행사업 분사를 결정한 배경이 ‘생존’에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위아까지 만도가 현대차그룹에 의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58%에 달한다. 그런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의 ‘각자 도생’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력·원가를 따져 스스로 경쟁력을 쌓지 못한다면 더 이상 거래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실제 부품의 공개입찰(open bidding)에서 현대모비스마저 낙찰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재 만도는 현대차·기아의 GV80, G80, 팰리세이드, 쏘나타 등 주요 모델에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을 공급하고 있다. 레벨 2+급 자율주행 기능이다.

문제는 이후 레벨 3+, 4에 이르는 기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경쟁상대는 테슬라를 비롯한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다. 이미 자금·기술력·인력에서 크게 치고 나간 상태다. 게다가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자율주행 내재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어 경쟁강도와 진입 장벽도 매우 높은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실제 만도의 연구개발비는 2019년 3608억원에서 지난해 3227억원으로 줄었고, 올 1분기 역시 76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비율도 6.03%에서 지난해 5.8%로, 올해 1분기엔 5.1%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존속되는 ‘만도’는 브레이크·스티어링·서스펜션의 전동화 부품 공급 비중을 늘리는 중으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생산 규모가 커지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현대차의 공개입찰 기조가 강화되면서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사 ‘보쉬’와 경쟁해야 할 수도 있다. 보쉬의 한 해 R&D 비용은 7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만도의 자율주행 사업은 소프트웨어 중심인데,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에 있어 한국은 불모지나 다름없다”며 “기술과 인력, 자금력에서 훨씬 앞선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한국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1000명 안팎으로, 미국의 2만3000명 대비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다. 우리 산업 규모를 봤을 때 최소 8000명은 필요하다는 시각으로, 당장 인력 양성에 나서도 1~2년 교육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 박사는 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마저 인재를 IT·전자 기업으로부터 뺏기고 있다는 소식들이 나오질 않느냐. 지켜내기 힘들 뿐 아니라 부족한 연구인력을 교육할 인재마저 없는 난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도의 ‘자율주행’ 분사가 불가피한 선택이자, 가야 할 길은 맞지만 기술력과 인재, 나아가 이를 유지할 자금력까지 앞 날이 험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분할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존속 및 신설법인의 영업실적 추이, 투자 규모와 자금조달 계획, 재무부담 변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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