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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수억원대 프리미엄, 채권입찰제 도입 바람직

[장용동 칼럼] 수억원대 프리미엄, 채권입찰제 도입 바람직

기사승인 2021.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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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투기 근절에서 출발했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적인 수요는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합당하고 환영받을 만한 통치 철학이다. 더구나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부의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소수의 가진 자들이 비대칭 정보를 자신의 치부로 활용해 온 잘못을 청산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촛불로 정권을 쟁취한 문재인 정부의 투기 근절은 시대적 사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애초 의도와 달리 집값과 전월세 가격 폭등은 물론 거래·세금 등에 대혼란이 야기된 이유는 뭘까. 그것은 ‘가수요 마녀사냥’ 탓이다. 주택을 한 채 이상 가지거나 가지려는 수요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는 잘못된 신념으로 공급을 무시한 채 철저하게 시장을 묶어 규제한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다주택자, 세금폭탄 등의 규제 일변도로 몰아붙이면 된다는 어설픈 확신(?)으로 25번의 반시장적 부동산 대책을 내놓게 됐고 이는 결국 집값 2배 폭등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과오를 낳게 된 것이다.

아파트 분양시장만 해도 그렇다. 집값이 오르면 분양가는 당연히 뛰어 오르는 게 부동산의 기본생리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재도입한 것까지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존 주변 시세와 신규 아파트 분양가 사이에 갭이 생길 게 뻔하다. 이 갭이 서울 강남 등지의 경우 무려 수억원대, 동탄신도시의 최근 단지는 분양가 4억원에 주변 거래가 8억원대여서 어림잡아 4억원대의 프리미엄을 앉아서 챙기게 된다. 문재인 정부 내내 ‘로또 청약’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이러한 프리미엄의 유혹은 3기신도시에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투기적 수요와 불로소득에 대해 적잖은 알레르기를 보여온 여당과 정부입장에서 보면 이런 가격 차이에 의한 프리미엄 방관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3기신도시 등에서 3만2000가구의 공공물량 공급이 본격화되면 엄청난 불로소득을 노린 청약이 이어질 것이다. 과거 수도권 1·2기신도시 경험에 비춰 보면 초기 청약일수록 이런 프리미엄이 발생, 치열한 청약 경쟁이 유발됐다. 하반기에 GTX 등 고속교통망과 연결되는 안산, 평택 등 수도권에서 민간 아파트 물량 공급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면 분양가 상한제에 의한 로또 프리미엄 지역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 부응한 가수요까지 가세, 분양시장 교란이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1989년 분당 등 수도권 1기신도시 아파트 분양 시 바로 이런 분양가 턱이 생기다 보니 청약 과열 현상이 빚어졌다. 심지어 분당 맞은편 용인 수지지구 분양가 프리미엄이 크다 보니 위장전입까지 속출, 정부가 가가호호 위장전입을 색출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질 정도였다. 당시 도입된 게 바로 채권입찰제이다. 분양가 규제로 인한 불로소득의 일정부분을 정부가 흡수해 주택기금으로 활용토록 하는 제도다. 개인보다 공공에서 이를 흡수해 주거복지에 활용하는 게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로또 청약을 목도하며 채권입찰제 등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대응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방관하는 것인가. 무주택 서민에게 청약 자격이 우선 주어지는 만큼 이들에게 불로소득이 돌아가게 하자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자산시장을 컨트롤하는 정책의 경우 약간의 허점만 보이면 피터 팬의 구멍처럼 변칙이 정칙을 지배한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정책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작동하는 만큼 입안이나 개선, 폐지할 때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뒤따르는 부작용을 제어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수다. 예컨대 전월세 신고제를 도입하면 물량이 줄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만큼 물량에 자신이 있을 때만 전면 도입이 가능한 것이다. 기존의 25번의 부동산정책이 그랫듯 대충 세우고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해서는 시장에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는 교훈을 부동산정책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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