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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정치인과 개족보

[아투 유머펀치] 정치인과 개족보

기사승인 2021. 08. 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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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먹을 것을 주면 아무나 주인으로 섬긴다. 가끔은 주인을 몰라보고 짖을 때도 있다. 자기 밥그릇은 철저히 챙기면서 나눠 먹을 줄 모른다. 앞뒤 안 가리고 마구 덤비다가 불리하다 싶으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한 대씩 쥐어박혀도 그때뿐 옛날 버릇 못 버린다. 할 일에 열중하기보다는 양지에 앉아서 졸 때가 많다. 한번 미치면 약도 없다. 순종보다는 잡종이 많다. 족보가 있다고 다 믿을 수는 없다.’

적잖은 세월 인구에 회자해온 ‘정치인과 개의 공통점’이란 유머가 여전히 유효한 것은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정치인도 있음은 그나마 큰 위안이다. 수준 이하의 정치인들은 거지와도 비교가 된다. ‘입으로 먹고 산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잘 나타나는 습성이 있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정년퇴직이 없다. 되기도 어렵지만 되고 나서도 버리기가 어려운 직업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족보논쟁이 불거졌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의 입장을 따지는 적통(嫡統) 공방이다. 여기서 ‘적자’ ‘서자’ 호칭에다 ‘맏며느리’ 역할론까지 등장했다. ‘친문 적통’으로 불리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실각에 따른 표심 쟁탈전에 다름 아니다. 과거사 공방에 빠진 여권의 당내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의힘도 남의 일이 아닌 듯하다. 벌써 친윤(석열) 친최(재형)가 생겼다.

친이·친박 계파 갈등에서 원박·탈박·복박·비박으로 분화하던 정치적 족보의 현주소는 어떤 모습인가. 먹을 것을 줄 힘이 사라진 채 옥에 갇힌 주인을 둔 유랑견들의 이합집산과 다를 게 무엇인가. 개족보를 다 믿을 수는 없지만, 하물며 애완견도 족보를 따지며 귀천(貴賤)을 분별하는 세상이다. 아무리 돈 있고 힘 있는 자가 양반 행세하는 세태이지만, 문명인의 정체성이 어찌하여 난잡한 개족보만 못하단 말인가.

족보 같지 않은 족보를 ‘개족보’라 비하하는 것은 그만한 연유가 있다. 우리 정치판에 심심찮게 거짓말이 난무하고 고성이 오가며 육탄전이 벌어지는 ‘견공천하(犬公天下)’가 연출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인격(人格)이 아닌 내 밥그릇에만 눈이 먼 견성(犬性)의 원초적 독점욕 때문이다. 나와 내 집단의 보신(保身)에만 혈안이 된 인면수심의 정치판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개족보를 비웃을 면목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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