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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대법 “20년 전 ‘성폭행 피해’도 손해배상 가능”

[오늘, 이 재판!] 대법 “20년 전 ‘성폭행 피해’도 손해배상 가능”

기사승인 2021. 08. 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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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때 성폭행 피해 이후 성인된 뒤 가해자 만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재판부 "성범죄 당시·일부 증상 발생일 기준 '일률적 손해' 발생 시점될 수 없어"
대법원
20년 전 성폭행을 피해를 당한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뒤늦게 나타났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때부터 민법상 소멸시효인 10년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손해가 나타난 시점으로 볼 경우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9일 성폭행 피해자 A씨가 가해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B씨는 A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테니스 코치였던 B씨가 2001~2002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자신을 4회에 걸쳐 성폭행했다며 지난 2018년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성인이 된 이후 지난 2016년 한 테니스 대회에서 B씨를 다시 만난 뒤, 성폭행 피해 당시 기억이 떠올라 충격을 받아 결국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심은 B씨의 불법행위로 인한 A씨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최초 진단을 받은 시점부터 현실화 됐다고 봐야 한다며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성범죄 직후 일부 증상들이 발생하더라도 당시에는 장차 증상이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그것이 고착화돼 질환으로 진단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피해자는 당시에는 장래의 손해 발생 여부가 불확실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장래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돼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법원은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발현됐다는 진단을 받기 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됐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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