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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 조은산이 말한다] 집값 잡는 법

[진인 조은산이 말한다] 집값 잡는 법

기사승인 2021. 10. 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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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 조은산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실책을 떠올려 봤을 때, 너무나 쉽게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부동산 정책이다. 교화주의적 선민사상으로 무장한 여당의 당 대표부터 총리 그리고 문 대통령 본인까지, 결국 들끓는 민심 앞에 승복해 성의 없고 대책 없는 사과라도 몇 마디 던져야 했던 건 바로 실패한 부동산 정책 덕분 아니었던가.

그러나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2021년 10월 8일 저녁, 마치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단지가 단 이틀 만에 4억원이 상승한 23억원의 신고가를 경신하고 말았다는 뉴스가 내 안구를 후빈다. 그뿐인가. 서울 아파트 가격이 7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한국부동산원 통계에도 불구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재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언사로 내 두정엽을 긁는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이런 나의 의문과 성화에 못 이겨, 또한 비판만 있고 대안은 없다는 비난에 결연히 대비하고자, 나는 마침내 이 지면을 빌려 집값 잡을 수 있는 비법을 공개 제안한다. 주류 경제학자나 유명 부동산 전문가들의 정교한 해법에 비교하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나, 나는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집값 문제를 타개할 비책은 바로 이것만이 유일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당부하는 건, 이건 내 진심이라는 것이다.

먼저 국정원을 활용해 막대한 연구 자금을 국내 제약사에 건네고, 인간의 뇌에 침투해 이상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하도록 하라. 그리고 비축된 코로나 1·2차 백신 그리고 부스터샷에 위 물질을 극비 투입해, 전 국민의 뇌 특정 부위를 서서히 파괴하라. 전두엽이 적당하다. 그것은 고도의 의식, 창조적 사고, 가치관, 감정 등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그럼으로써 고도의 의식, 즉 부의 창출에 대한 욕구와 내 집 마련을 향한 갈망, 그로부터 비롯된 안정적 삶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의식을 파괴하라.

또한 창조적 사고, 즉 월세에서 전세, 전세에서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에 올라타 주거비용을 절약함으로써, 더 많은 기회와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인간 본연의 사고력을 말살시켜 세상을 온통 행복한 세입자로 채워 넣어라.

그리고 가치관, 즉 열심히 돈을 벌어 저축하고 그로 말미암아 축적된 자산으로 아이들을 건사하며 평온한 자신의 노후를 꿈꾸는 이 시대 평범한 국민들의 보편적 가치관을 파괴해,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능동적 인생길에 만난 13평 임대아파트, 그 작고 예쁜 방에 마련된 2층 침대에 아이들을 몰아넣고 온종일 좌파 유튜브나 시청하게 만드는 바람직한 삶을 살게 하라.

마지막으로 감정, 이토록 더러운 자본주의에 맞서, 그 또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한 국민이자 삶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가야 하는 투사로서 응당 가져야 할 감정들, 시기와 질투, 후회와 다짐 같은 것들, 또한 그렇게 찾아올 소망과 의지와 같은 천한 것들을 사전에 말살해 이 시대가 바라는 진보적 인간상으로 재탄생시켜라.

그렇다면 반지하에서 지상으로, 구축에서 신축으로, 구도심에서 신도시로, 비학군지에서 학군지로 이동하려는 주택매매 수요 자체가 소멸하게 될 것이니 어찌 집값이 안 내릴 수 있겠는가.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라서 양도세로 틀어막으면 매물 자체를 안 내놓을 것이고 보유세를 올리면 오를 집값이 더 이득이라 판단해 버틸 것이고 이래저래 버티다 안 되면 결국 증여로 돌아설 것이니, 가축이나 다스릴 법한 정책으로 괜한 욕이나 먹을 바엔 차라리 국민을 진짜 개돼지로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지금 이 시각에도 각지의 부촌에 자리 잡은 수십억대의 자택에서 정부 고위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한낱 임대아파트로 성난 국민의 심기나 다스릴 생각만 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이런 나의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나 또한 기쁜 마음으로 내게 남은 화이자 2차를 기다리겠다. 가축 사는 세상, 나라다운 나라에 살기 위해서 말이다. 어떤가? 나의 제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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