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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키맨’ 유동규, 배임 빼고 기소…사실상 ‘윗선 꼬리 자르기’

‘대장동 키맨’ 유동규, 배임 빼고 기소…사실상 ‘윗선 꼬리 자르기’

기사승인 2021. 10. 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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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21일 유동규 기소…특가법상 뇌물·부정처사 후 수뢰약속 혐의만 적용
일각선 부실수사 지적…이재명 구하기 위한 '반쪽 기소'라는 비판도
검찰_아투사진부 (2)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구속 때와 달리 배임 혐의가 빠지며 검찰은 ‘윗선 꼬리 자르기’, ‘부실 수사’ 논란에 직면했다. 배임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사업 관여 여부를 따져볼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는 전날 오후 9시 20분께 유 전 본부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만 적용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3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관리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정재창씨로부터 사업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수회에 걸쳐 합계 3억5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2014~2015년경 대장동 개발업체 선정,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후 2020~2021년 사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있다.

당초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초과이익 환수 조치를 마련하지 않아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 혐의를 적용했지만, 공소 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구속 때 적용됐던 혐의가 기소하면서 빠지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유 전 본부장에게 배임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공범 관계와 구체적인 행위 분담을 명확히 한 뒤 처리할 예정”이라며 추후 추가 기소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를 밝히지 못할 경우 대장동 사업에서 발생한 수천억 원대 개발이익을 범죄 수익으로 환수하는 건 불가능하다. 또한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지사의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없게 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영장만도 못한 공소장’이라며 검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A변호사는 “배임 혐의가 이 사건의 핵심인데 공소사실에서 빠진 건 말도 안 된다”며 “김만배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도 검찰이 혐의 입증을 못 해서 무리한 영장청구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이를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를 뺀 건 사실상 여당 대선 후보인 이 지사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장동 사업에서 배임 행위가 있었다면 결국 최종 결정권자인 이 지사의 책임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유동규를 구속 기소하면서 배임 혐의를 뺀 것은 공소권 남용 수준”이라며 “검찰이 ‘이재명 일병 구하기’에 총대를 메고 배임 혐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의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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