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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캄보디아 금융사고 ‘사기’가 ‘뇌물사건’된 배경은?

대구은행, 캄보디아 금융사고 ‘사기’가 ‘뇌물사건’된 배경은?

기사승인 2021. 12. 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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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법인 본점건물 매입과정서 비화
이면계약 드러나…檢 '뇌물공여' 판단
재판 넘겨진 김태오 DGB금융 회장 위기
형 확정땐 경영공백 장기화·신뢰 추락
김 회장 "기소 유감…진실 규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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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연임 1년만에 위기를 맞았다. 대구은행은 신남방 전략 차원으로 캄보디아 진출을 추진했는데, 현지 법인 본점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기사건이 뇌물사건으로 비화됐고, 김태오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법인 사옥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브로커에게 계약금 132억원(1205만 달러)을 지급했지만, 제3자에게 건물이 매각됐고 계약금도 반환받지 못하게 됐다. 이를 두고 검찰은 영업 라이센스 취득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것이고, 계약금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전임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등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지휘봉을 잡아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박 전 회장이 추진하던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며 지지부진했던 실적을 끌어올렸고, 행장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했다. 캄보디아 현지 법인의 상업은행 전환도 박 전 회장의 비리 문제로 막혔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김 회장이 지난해 10월 라이센스를 취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됐던 캄보디아 법인이 도리어 김 회장의 발목을 잡게 됐다. 김 회장은 형사 사건에 연루된 만큼 당장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단기적 경영 공백은 불가피하다. 만약 재판 결과 형이 확정된다면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게다가 전임 회장에 이어 김 회장도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큼 소비자들의 신뢰 추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사업 추진이나, M&A 등 굵직한 사업 결정도 과감하게 추진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김 회장의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나더라도, 직원의 부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만큼 내부통제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검찰의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 사실의 상당 부분은 실체적 진실과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지방검찰청은 김태오 DGB금융 회장을 비롯해 지난해 캄보디아 DGB스페셜라이즈드뱅크(이하 DGB SB)의 상업은행 전환을 추진한 주요 임직원을 뇌물 방지법 위반,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018년 5월 갑작스레 DGB금융을 맡아 정상화를 추진하고,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은 연임 첫해부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검찰은 김 회장과 당시 글로벌 사업본부장 등이 공모해 현지 영업 인가를 받기 위해 뇌물을 제공했고, 그를 위해 건물 매매 대금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반면 대구은행 측은 현지 건물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사기로 판단했다. 현지 부행장이 이면계약으로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고, 이에 관련자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황이다.

사건은 2018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글로벌 영업 확대를 위해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인 2017년 캠캐피탈 인수 계약을 맺고, 2018년 2월 DGB SB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 영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SB가 특수은행으로 여신 영업만 가능했기 때문에 한계에 봉착했다.

그러다 박 전 회장이 횡령과 채용비리 등으로 갑작스레 퇴진하자, 2018년 5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태오 회장은 DGB SB의 상업은행 전환을 추진했다. 문제는 지난 2020년 영업 확대 과정에서 사옥으로 쓰일 건물 매입을 진행하다가 발생했다. 현지 브로커에게 계약금 132억원(1205만 달러)을 지급했지만, 제3자에게 건물이 매각됐고 계약금도 반환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10월 당시 현지 법인장의 제보로 임직원이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대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또 현지 부행장이 규정과 절차를 위반하고, 이면계약을 체결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판단해 해당 직원을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런데 검찰은 수사 결과 이를 조직적인 뇌물 공여라고 판단했다. 현지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계약서를 부풀려 작성했고, 반환받지 못한 계약금도 뇌물과 관련돼 있다고 본 것이다. 또 그 뇌물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매입에 필요한 대금을 부풀려 계약을 체결하면서 횡령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행장이던 김태오 회장과 당시 글로벌 사업본부장, 글로벌 사업부장, 계약을 체결한 DGB SB부행장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대구은행은 재판 과정을 통해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회장이 형사 사건에 연루된 만큼 경영 불확실성은 커지게 됐다. 형사 재판에는 피의자가 대부분 직접 출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 과정에서 혐의가 확정되고 실형을 받게 된다면 공백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은 M&A나 신사업 추진 등 굵직한 사업 추진도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CEO가 형사 사건에 연루되면 당연히 경영 과정에서도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지배구조 자체보다는 경영 현안을 추진하는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캄보디아 현지 법인 관련 사실 관계를 밝히기 위해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했으나 기소까지 이르게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 상당 부분은 진실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해와 왜곡을 불식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성실히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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