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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2선 후퇴했지만…신뢰회복은 미지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2선 후퇴했지만…신뢰회복은 미지수

기사승인 2022. 01. 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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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사고 머리숙여 깊이 사과, 재시공도 고려"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 사태수습·신뢰회복 미지수
정몽규 HDC 회장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7일 만에 대국민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이날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6일 만에 대국민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정 회장은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잇따른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고개 숙였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로 상징됐던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명가로서 자존심을 지켜왔지만, 연이은 대형 참사로 신뢰가 급전직하하면서 HDC그룹 자체도 휘청거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정 회장은 이날 모든 수습대책의 방점을 ‘신뢰 회복’에 맞췄다. 이를 위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재시공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회장은 HDC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할 뜻을 밝혀 사태수습과 신뢰회복이 근본적으로 이뤄질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재시공 결정은 안전진단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에 한하는 ‘조건부’ 대책이고, 막대한 피해보상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어 사태 수습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 회장은 “고객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다시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 할 수 있도록 모든 대책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은 외부 전문가와 당국의 안전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완전철거를 하거나 재시공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기존 10년에서 30년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거듭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안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참사에 이어 이달 11일 화정아이파크 신축현장에서 외벽붕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광주 운암 등 기존 수주 현장에서는 계약 해지 요구가 빗발치고, 안양 관양 현대 재건축 단지는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이파크 퇴출’ 움직임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장의 결단 없이는 회사의 ‘명운’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기존 계약자들의 이탈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는 손실이 크더라도 광주 화정 아파트 재시공을 하는 게 신뢰회복을 위한 길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 신뢰회복이 급선무라면서 그룹 회장직은 유지…재시공 결정도 ‘조건부’ 논란일 듯
정 회장은 “(재시공을 해서라도) 광주 화정지구의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가 해야할 방안이 아닌가라고 거듭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객들과 국민신뢰가 무너지면 그룹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외부전문가와 당국의 안전 조사 결과에 따라 철거 후 재시공이 필요하면 재시공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광주시와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회사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시공 결정이 안전진단 결과에 따른 ‘조건부’이며 막대한 피해보상에 대한 문제도 남아 향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정 회장은 HDC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나타내 오너에 대한 책임론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다. 향후 일은 심사숙고하고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지주사 회장으로서 그룹 경영은 그대로 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의 일선 경영에서만 2선 후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유병규 대표이사 회장과 김원기 대표이사 전무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의 대형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이고 대주주로서 그룹차원의 책임은 다하겠다는 것”이라며 “전적으로 대표이사의 의사결정에 맡기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대해 오너인 정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추락한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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