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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피격 공무원 유족, 대통령 편지 반납…“무책임하고 비겁한 약속”

北피격 공무원 유족, 대통령 편지 반납…“무책임하고 비겁한 약속”

기사승인 2022. 01. 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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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아들, 반납 이유 담은 편지 작성…"아버지 죽음 감추지 말라"
유족, 청와대 영풍문에서 경찰 30여명에 제지…경찰 "전달 약속"
북한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진실 규명 ..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부인 A씨(가운데)와 형 이래진 씨(오른쪽),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 업무동으로 이동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건 당시 실종 공무원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연합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공무원의 유족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 편지를 반납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당시 47세)씨 유족 측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0월 이씨의 아들 이모군(19)에게 보낸 편지를 반납하고, 1심 판결에 따른 정보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그것은 투명함에서 시작된다”며 “지금까지 사실을 감추고 있는 대통령이 쓴 상처와 절망의 편지를 반납하러 간다”고 말했다.

편지 전달 당시 문 대통령은 편지에 “아드님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아들(19)은 반납 이유를 설명하는 편지에서 “직접 챙기겠다, 항상 함께하겠다는 대통령님의 약속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편지는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했고,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실관계를 알고 싶어하는 제 요구를 일부분 허락했지만, 대통령님께서 그것을 막고 계신다”며 “제 아버지의 죽음을 왜 감추려고 하는지 제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57)와 유족들은 “지난해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피격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형 래진씨는 “정부가 해상경계 작전 실패 사실을 국민의 죽음으로 덮는 만행을 저지르고 증거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그저 북한 해역에서 죽었으니 월북이라면서 북한군 통신병 도·감청 자료가 마치 고급첩보인 양 한다면 헌법의 가치가 무엇인지 아니 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발언을 마친 유족들은 오전 11시 45분께 문 대통령의 편지와 서울행정법원의 정보공개청구 소송 1심 판결문을 들고 청와대 영풍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영풍문으로 건너가는 횡단보도를 경찰 30여 명이 막아 서면서 유족과 경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후 현장을 지키던 서울 종로경찰서 정보관이 문 대통령의 편지와 1심 판결문을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에 전달하기로 약속하며 상황은 마무리됐다.

한편 피격 공무원 이씨는 지난 2020년 9월 서해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이씨 유족은 지난 1월 피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국방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지만, 정부는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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