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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삼성전자가 500만 ‘개미’와 소통하는 법

[취재후일담] 삼성전자가 500만 ‘개미’와 소통하는 법

기사승인 2022. 01. 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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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2회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모습./@박지은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7일 ‘2021년 4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부터 급증한 개인투자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 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518만880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연말 215만3969명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소액주주가 500만명을 돌파한 곳은 삼성전자뿐입니다.

삼성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IR 홈페이지에 접수한 질문을 면밀히 검토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답변합니다. 4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나올 질문으로는 로봇 혹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 인수합병(M&A) 등이 꼽힙니다.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22’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M&A를 언급했기 때문이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M&A 발표가 주가 반등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이 등록한 질문이 채택될 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질문 채택 기준도 회사가 임의로 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삼성전자가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강조하는데 질문이 활용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답변한 질문 중 하나는 메모리반도체 분야 기술 초격차였습니다.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와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보도가 많은데 회사의 대응이 어떻게 되고 있냐’는 질문을 소개했습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당시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더 이상 단수 그 자체가 아니다. 이미 싱글 스택으로 128단 쌓아 올리면서 업계 최고의 식각 기술을 확보했다. 효율성과 원가 측면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 질문의 배경에는 당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업계 최초 176단 3차원(3D) 낸드, 10나노미터(㎚)급 4세대 D램 출시가 있습니다. 세계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보다 먼저 최첨단 제품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상황이었죠. 한 부사장의 답변은 시장의 우려를 씻으려는 답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개인 투자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컨퍼런스콜을 기관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그마저도 사전 질문을 조율해 민감한 내용은 피하려는 곳이 대부분이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투자자가 질문을 접수하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비슷한 질문을 했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삼성전자와 관련없는 정치적 질문은 걸러내고 가장 많은 질문을 추려서 보여주는 겁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실시간 온라인 질문을 취합해 대답했던 것 처럼요. 이렇게 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진짜 궁금증도 풀고 회사가 직접 소통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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