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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53년 만에 최고 부재율 기록한 이유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53년 만에 최고 부재율 기록한 이유는

기사승인 2022. 04. 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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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1% '투표하겠다' 사전등록했지만 선거 당일 부재
정치인 환멸, 코로나19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
높은 부재율로 차기 대선 전자투표 실시 다시 화두에
결선투표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가 치러진 24일(현지시간) 오후 8시 채널2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사진=임유정 파리 통신원
24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재선에 성공했다. 프랑스 내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결선투표에서 ‘투표를 하겠다’라고 사전 등록한 유권자들 중 28.01%가 선거 당일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는 1차 투표와 결선투표로 진행된다. 첫 번째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한 두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어 최소 과반수가 차기 대통령을 지목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지난 10일 지러진 1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이 나란히 1~2위를 기록해 2017년 대선 결선투표 이후 다시 한번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승부를 겨뤘다.

결과는 현 대통령인 마크롱이 르펜을 약 548만표 앞선 표 차이로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결선투표에서 주목할 점은 유권자의 부재율이 1969년 이후로 최고였다는 점이다. 24일 현지매체 르 파리지앙은 이번 결선투표의 부재율은 28.01%로 지난 10일 치러진 1차 투표(26.3%)보다도 높았다고 보도했다. 2017년 처음으로 맞붙었던 마크롱과 르펜의 첫 결선투표에선 부재율이 25.4%였다.

현지 조사기관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 부재율이 높았던 이유는 ‘정치인들의 대립에 대한 환멸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후보자들이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학생들의 방학기간이 겹쳐서’ 등 다양했다.

입소스가 결선투표 전날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프랑스인 중 35%가 ‘본인과 가치관이 맞는 후보가 없어서’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25%의 응답자들이 ‘그저 내가 싫어하는 당이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대편 후보자를 지목하는 것이 싫어서’라고 대답했다. 이와 비슷하게 24%의 응답자들은 ‘이미 대선 결과가 뻔하므로 굳이 투표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고 부재의 이유를 밝혔다.

입소스가 결선투표 전 마지막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마린 르 펜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들 중 38%가 ‘마크롱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가 있지만 그럼에도 마크롱이 재선할 것이라는 믿음이 투표 부재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차 투표에서 22%로 3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장-뤽 멜랑숑의 발표 또한 부재율에 영향을 줬다. 멜랑숑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 “극우당에게 단 하나의 표도 던져선 안된다”라며 르 펜이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크롱에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 아닌 그저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대편 후보에 표를 던지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유권자들의 부재율을 높이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론조사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멜랑숑을 지지한 프랑스인 중 39%가 결선투표에 불참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방학기간이 겹쳤다는 것 또한 높은 부재율에 영향을 줬다. 프랑스의 선거는 일요일에 치러지며 4월은 부활절 연휴와 함께 2주간의 봄방학이 있는 달이다. 프랑스 학교는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른 기간에 방학을 갖지만 결선투표가 열렸던 24일의 경우 A, B, C 지역 모든 학교들의 방학이 겹치는 주말이었다.

프랑스에서는 본인이 투표를 하겠다고 사전에 등록한 지역에서만 선거 당일 투표할 수 있고 사전에 등록하지 않거나 선거 당일 해당 지역에 없을 경우 타지역에서 투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자녀들의 방학을 맞아 휴가를 떠난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결선투표의 높은 부재율은 또다시 2017년 대선에서 마크롱의 공약이었던 전자투표 실시 논쟁에 불을 지폈다. 2027년 차기 대선에선 전자투표가 가능해질지 프랑스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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