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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이선호, 1000억 종잣돈 마련했지만…더디 가는 CJ 승계시계

[마켓파워] 이선호, 1000억 종잣돈 마련했지만…더디 가는 CJ 승계시계

기사승인 2021.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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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지분 추가 확보 갈 길 멀어
이재현 회장이 증여한 신형우선주
700억원 달하는 증여세 부담
14면 그래픽
마켓파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근육과 신경이 소실되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은 지주사인 CJ(주)의 지분 확보인데, 현재까지 이 부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장 쉽고 유력한 방안은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증여받는 것이지만, 이 회장의 지분가치가 1조1000억원을 훌쩍 넘는 만큼 증여세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미 지난 2019년 이 회장이 이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부사장에게 신형우선주를 증여하면서 남매는 약 700억원 규모의 증여세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이 부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언급된다. 이미 CJ올리브영의 프리IPO를 통해서 이 부장은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손에 쥐었고, 여전히 1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CJ올리브영이 상장한 후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한 후 CJ(주)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부장이 지분 51%를 보유한 비상장사 C&I레저산업도 주목받는다. 이 부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기업가치를 키운 후 CJ(주)와의 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어서다. 계열사들의 기업가치 확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 부장이 CJ(주)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고 하더라도 그룹 경영을 하는 건 아니다. 이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넘기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받아야 한다. 마약 밀수 혐의로 업무에서 물러났던 이 부장은 올 초 CJ제일제당의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도덕적 문제가 낙인으로 남아있는 만큼 자질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담당 사업에서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야 하는 이유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부장은 CJ올리브영의 프리IPO를 진행하면서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지분을 넘기면서 1018억원의 매각 대금을 확보하게 됐다. 글랜우드PE가 취득한 CJ올리브영의 구주는 이 부장과 이 부사장,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일가 등이 보유했던 지분이다. 이 부사장이 392억원, 이 대표가 853억원, 이 대표의 자녀들이 각각 26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이 부장이 1000억원이 넘는 매각 대금을 확보하면서 이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신형우선주에 대한 증여세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분 승계를 위한 방안으로 보통주가 아닌 신형우선주를 선택했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10년 후에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 현재 2.75% 수준인 이 부장의 지분율은 2029년에는 5.1%까지 확대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전히 이 부장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적은 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프리IPO로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CJ(주) 지분 추가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여러 가지 방안으로 CJ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이 부장이 현재 보유한 현금으로는 확보 가능한 지분율에도 한계가 있어서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이 회장의 지분 증여다. 하지만 이 경우 증여세가 7000억원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30억원을 초과하는 자산에는 50%의 세율이 적용되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에는 20~30%가 할증되기 때문이다. 증여세만 60% 수준인 셈이다. 이날 CJ(주)의 종가인 9만2400원을 단순 계산했을 때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1343억원 수준이며, 60%는 6800억원에 달한다. 향후 지분가치가 더욱 확대될 경우 증여세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CJ올리브영의 상장 후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다. 프리IPO에서 6.88%의 지분에 대해 1018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11.09%의 지분가치도 1500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올리브영이 상장한 후에도 주가가 지속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불안 요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리브영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IPO 이후에도 오너 4세의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장이 지분 51%를 보유한 C&I레저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상장사이지만, 향후 기업가치를 키운 후 CJ(주) 지분 확보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자산관리 및 부동산 컨설팅 사업부문을 정리했으며, 현재는 SG생활안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 C&I레저산업이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액 265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기업가치가 높지 않다는 평가다.

CJ그룹 관계자는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 활용 방안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회사에서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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