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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정의선의 숙제 ‘미래차’ 키워라… 전기·수소차 경쟁력은?

⑤정의선의 숙제 ‘미래차’ 키워라… 전기·수소차 경쟁력은?

기사승인 2020.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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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시대, 정의선의 현대차 생존전략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돌입
삼성·SK·LG와 미래차 동맹 '든든'
정의선 "내년 전기차 대도약 원년"
2025년까지 신차 23종 글로벌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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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컷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다시 만난 건 배터리뿐 아니라 글로벌 1위 반도체·전자 회사와의 시너지를 놓칠 수 없어서다. 2017년 하만 카돈을 인수하며 전장사업을 키워가고 있는 삼성으로서도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과거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로 전대 회장들 간 갈등이 빚어진 바 있지만 젊은 총수들은 생존을 위해 손을 맞잡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미래차 산업은 모든 경계를 깨부숴야 하는 그야말로 ‘융복합’의 영역이기 때문에 새 공급망, 나아가 최적의 파트너를 서둘러 찾아내는 게 경쟁력의 ‘열쇠’라는 시각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업종을 막론하고 오월동주·합종연횡하며 단단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고군분투하는 이유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삼성 총수의 2차 회동은 69일 만에 이뤄졌다. 그사이 정 수석부회장의 미래차 행보는 눈에 띄게 적극적이었고 숨이 가쁠 정도로 속도를 붙였다. 5월 첫 회동 이후 한 달여 만에 구광모 LG회장과 만나 두 손을 꼭 잡은 사진을 공개하며 장기적 배터리 협력관계라고 어필했고 9일 후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수소차 비전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다시 6일 만에 최태원 SK 회장과의 회동에선 협력의 범주를 배터리 이외 전력반도체와 SK주유소 활용방안까지 넓히며 전방위적 사업구상을 공유했다.

이후 정 수석부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비춘 건 일주일 후 청와대 ‘그린 뉴딜’ 관련 친환경차 비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친환경차는 현대차그룹 생존이 달린 문제이며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콕 집어 “삼성·LG·SK와 잘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을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선언했다.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을 통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양산돼서다. 궁극적으로 2025년 총 23종의 전기차를 내놓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00만대, 점유율 10% 시대를 연다는 게 목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친환경차 글로벌 경쟁력이 이미 내연기관차 시대에 차지하고 있는 입지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수소차를 쌍두마차로 선언했고 무공해 대표 모델을 모두 주도권을 쥐고 나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새롭게 열리는 전기차 시장은 그동안 현대차가 내연기관에서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던 토요타를 앞설 수 있는 기회로 본다”면서 “2025년까지 양사의 목표치만 따지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 100만대는 토요타의 50만대를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 역시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하면서 99% 국산화돼 있다”며 “소비자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 컨셉을 잡았고 세계적으로 만족도도 높다”고 했다. 이 교수는 독일 일간지 보도를 인용해 “전기·수소차는 독일보다 한국이 더 앞서있다는 독일 자체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업계로부터 ‘글로벌 톱티어’로 인정 받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전기차 기술력과 혁신성 자체는 선진국 대비 약 2년 정도 뒤쳐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는 느낌을 주는 ‘테슬라’의 장점을 서둘러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현대기아차도 내년 전용 플랫폼에서 전기차가 생산돼 그 격차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는 패스트 팔로우 아닌 퍼스트 무버로 가야한다”고 했다.

수소차 관련해 이호근 교수도 “수소차 양산은 우리가 일본 보다 앞서 있지만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탓에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선 일본이 더 앞서 있다”면서 “도심에서 수소차가 10~30%는 돌아다녀야 청정 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는데 국내 여건이 안 돼 있는 게 아쉽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경쟁력 핵심이 ‘융복합’을 중심에 둔 협력과 공급망 구축에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대차가 순혈주의를 버리는 것”이라며 “미래차는 모빌리티라는 큰 개념에서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업종을 떠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그룹과 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연일 주요 그룹 총수들과 톱다운 방식의 협업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김 교수의 해석이다.

이항구 선임연구위원 역시 전기·수소차 시대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 위원은 “결과적으로 전기차 경쟁력 핵심은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라면서 “이제 엔진 대신 모터·배터리 등으로 부품이 전환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공급망 생태계를 다시 짜야 한다”고 했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기차 판매는 10만대 수준이지만 불과 5년만 지나도 90만대가 넘어설 전망이라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게 이 교수 시각이다.

다만 “그동안은 갑을 개념의 수직 거래였다면 삼성·LG·SK 등과는 수평 네트워크로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총수들의 잇딴 회동에 대해 이 박사는 “해외에선 이미 수십년 전부터 CEO들 간 협력이 보편화돼 있다”면서 “보완해야 할 게 있으니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자체적으로 새 사업을 벌이기보단 위험성과 자금을 분산해야 하고 인수합병보단 제휴가 더 안전하다는 게 이 위원의 시각이다. 기술 협력 이후 필요하면 합작법인 설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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