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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총수 등극 6년 중 4년이 재판과 수사…“사업보국만이 답”

이재용, 삼성 총수 등극 6년 중 4년이 재판과 수사…“사업보국만이 답”

기사승인 2020. 0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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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삼성', 왜 강한가] ⑨여전히 불안한 삼성 오너리스크…이재용의 승부수는?
국정농단 등 삼성 관련 재판만 9개
'사법리스크'에 투자적기 놓칠 우려
98조 현금보유, 대형 M&A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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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리즈 문패 진짜
‘국정농단’ 재판만 4년째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지난 1월 중순 4차 공판 이후 개점휴업 상태지만 대법원의 법원기피 심리가 끝나는 대로 재개될 예정이다. ‘구속’이란 최악의 상황은 면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수사도 일단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만 검찰의 기소 의지가 강해 재판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11일 이번 사건을 수사심의위원회에 넘길지 여부를 결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의 결정부터 운명은 판가름난다. 부의심의위에서 수사심의위 소집 결정이 난다면 삼성으로서는 이 부회장의 기소 적절성 여부 판단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지만 소집 안건이 부결되거나 가결되더라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한다면 지리멸렬한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이 권고 사항이지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6년 동안 절반 이상을 재판과 수사에 시달린 셈이다.

삼성 안팎에서 “총수가 있지만 없는 상황”이라고 푸념 섞인 하소연을 쏟아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란 예기치 못한 악재가 올 한 해를 뒤덮고 있고, 반도체 패권을 놓고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과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일본 수출규제 등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가 갈 길 바쁜 삼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재계에서는 ‘경제 위기’를 내세워 ‘총수구속’이란 최악의 상황을 면한 만큼 최근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과 관련된 재판만 9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국정농단 뇌물공여, 국민연금 합병 강요 의혹 관련 재판 외에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 항소심 △에버랜드 노조와해 사건 항소심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행정소송(피고 증선위)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항소심 △삼성물산 합병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소송(민사)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대외적으로는 한국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2018년 7월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면서 7억70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7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간 소송(ISD)도 걸려 있다.

대내외적인 악재와 변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를 통한 미래 대응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재판에 오히려 더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다. 재계에서도 정상적인 경영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다. ‘삼바’ 관련 수사로 검찰에 소환조사된 관계자만 100여명에 달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이번 사건은 이재용 부회장 한 개인의 사법적 오너리스크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들여 키운 삼성의 우수인재들도 손발이 묶이며 국가적인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경영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오너 구속을 면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삼성은 투자를 진행해야 할 안건들이 산적해 있는데, 아무리 전문경영인 체제가 잡혀 있다고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책임감 있게 진행하기에는 오너가 아니고서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삼성은 당면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코로나19 이후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에서 균형을 잡으며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 후발주자인 중국에 대한 견제도 필요하다. 또 반도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미국과 대만 업체를 뒤쫓아야 한다. 올들어 ‘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평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구축에 10조원을, 낸드 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에 8조원 정도를 투입하는 등 20조원 가까운 투자에 착수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미래먹거리로 이 부회장이 손꼽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 후 첫 경영행보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의 회동을 가진 만큼 어느 정도의 결실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올해 1분기 기준 97조5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와 신기술 획득을 위해 해외 대형 M&A에 적극 뛰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과 관련된 삼성계열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향후 삼성은 중장기적 경영 전략에 초점을 맞춰 올해 1분기 기준 97조5000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천문학적 투자 등 정상경영을 위해 총수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칠 만큼 M&A 가능성은 높다. 삼성은 2016년 11월 미국 전장업체 하만의 8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M&A는 전무하다.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1년 여 동안은 대규모 투자도 아예 없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대내외적인 경영행보를 가속화하며 삼성 역할론을 부각, 여론을 움직일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병태 교수는 “기업가인 만큼 결국엔 기업경영을 잘해서 사업보국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익성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삼성 7개 계열사들의 준법경영 실천방안 등이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실천을 통해 보여주면 된다”면서 “CSR리포트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준법경영의 실천 상황을 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은 이번 사태는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유지 때문에 일어난 일인 만큼 지배구조 개선을 계속해서 이뤄내야 한다”면서 “시민사회 조언을 듣겠다는 등의 내용은 이미 20여 년 전에도 똑같이 있어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결국 이 부회장은 자신이 천명한 준법경영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며 과거 삼성과 단절하고 뉴 삼성으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5월6일 대국민 사과 이후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는 물론,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독립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올초 출범시킨 후 권고 사항에 따라 무노조경영 폐기, 경영권 승계 포기,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 3가지를 축으로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의 1년여 끝에 합의를 이뤘고, 삼성 주요 계열사의 20여명의 사장단이 3년 만에 처음으로 모여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특강을 듣는 등 전향적인 변화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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