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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뉴 삼성’ 속도 내는 이재용…풀어야 할 숙제는?

⑩ ‘뉴 삼성’ 속도 내는 이재용…풀어야 할 숙제는?

기사승인 2020. 0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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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 삼성, 왜 강한가] <끝>
전문가들 "노사관계 정립·안정적 경영권 확보 선제돼야"
사장단과 노동자 자주 만나 소통하면 상생 노사관계 길 열려
삼성생명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8% 처리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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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이 정확이 어떤 모습인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 부회장은 평소 언행을 볼 때 ‘준법·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나라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최근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부회장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적어도 미래먹거리 발굴·노사관계 정립·경영권 안정화·코로나19·미중 분쟁 등 5가지 문제 해결에 정신 없을 것이란게 재계의 평가다.
이재용 시리즈 문패 진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꿈꾸는 ‘뉴삼성’은 어떤 모습일까. 힌트는 5월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국민 앞에서 과거와의 단절을 통한 사과와 함께 ‘무노조 경영 폐기’ ‘경영권 승계 포기’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 세 가지를 약속하며 새로운 삼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며 우리 사회에서의 ‘삼성 역할론’도 언급했다. 한마디로 ‘준법·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나라의 경제에 이바지하는 ‘사업보국’으로 과거와 다른 새로운 삼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이후 그의 행보에서 ‘뉴삼성’의 밑그림은 그려지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함께 시스템반도체와 2차전지 등 미래먹거리 사업을 챙기면서 ‘철탑농성’으로 1년 가까이 갈등을 빚었던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도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삼성그룹의 준법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조치도 착실히 수행 중이다.

이 부회장이 꿈꾸는 ‘뉴삼성’은 빠르지는 않지만 한걸음 한걸음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8일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체제 아래 삼성의 전향적인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삼성이 계속 삼성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원만한 노사관계 정립,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언급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노동3권 보장’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삼성 노동자들뿐 아니라 협력사 노동자들의 노조활동과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이행이 있어야 달라진 삼성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후 삼성은 전체 61곳의 계열사 중 12곳에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상급단체 소속 노조가 설립됐고, 지난 2월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은 현재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를 둘러싸고 회사 측과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2차 교섭까지 진행됐지만 이제 겨우 교섭원의 교섭당일 근태 8시간 인정 등 기본 협약만 해결됐다.

물론 갈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1938년부터 고수해온 무노조경영을 폐기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이세종 홍보전문위원은 “과거 대기업 노사관계는 갈등적이고 소모적이었다면 이제 이런 것에서 탈피해 서로가 한몸으로 생각하는 상생노사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동안 삼성 사장단은 물론 노동자들도 노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만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자주 만나서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면 상생 노사관계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노조 경영 폐기와 함께 4세 경영 승계 포기를 선언한 이 부회장 앞에는 당장 경영권 안정화가 과제로 놓여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이 서서히 일어나겠지만 우선은 경영과 소유의 분리에 앞서 자신의 경영권 안정화가 시급하다.

현재 삼성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다. 당장 걸리는 부분은 금산분리 규정 강화에 따른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처리 문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8.51%다. 26조원가량으로 삼성생명의 총자산(연결기준 310조원)의 약 8%에 이른다. 현행 보험업법과 관련 규정은 보험사의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회사 주식을 총자산의 일정 비율(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 가격을 ‘시가’가 아닌 취득 당시 가격으로 계산한다는 보험업법 감독규정으로 현재까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가치가 커지면서 ‘시가’와 ‘취득원가’의 괴리를 삼성이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도 삼성의 자발적 개선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기조는 현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유지되는 이상 재벌 집단에 대해선 지배구조 규제 강화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수준을 삼성물산이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가총액 53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물산 지분 43.44%(약 23조원)을 삼성전자에 팔고 그 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사들이는 방법도 제시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이 소액 주주들에게 돌아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대신 이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대타협 방안도 제기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는 삼성 등 재벌가가 우리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장려할 방법이 없다”며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거나 삼성생명공익재단처럼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경영권을 방어하게 도와주는 게 제일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뉴삼성’의 완성을 위해 내부의 변화를 잡음없이 이끌면서도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사업도 챙겨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에서 균형을 잡으며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야 하고, 미래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올해 1분기 기준 97조5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해외 대형 M&A에 적극 뛰어들며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서는 등 올 한해 해결해야 할 과제만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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