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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0 김동관 손에] ②대를 잇는 승부사 기질…한화의 모멘텀은?

[한화 3.0 김동관 손에] ②대를 잇는 승부사 기질…한화의 모멘텀은?

기사승인 2020. 08.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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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故 김종희 경영철학 본받아
김승연 회장 'M&A 승부사' 우뚝
석유화학·에너지·유통…영토확장
김동관 부사장, 국내외 전방위 추진
새 먹거리 태양광·수소산업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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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1월 25일 오후 늦은 시각. 재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한화그룹이 삼성의 방위·정유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2조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빅딜은 주요 일간지에서도 1면을 장식할 만큼 파급력이 컸다. 이 거래는 내부에서도 알고 있는 인원이 극소수였을 정도로 물밑에서 진행됐다. 임원에게도 귀띔을 해주지 않았을 정도다. 실제로 당시 한화그룹의 홍보담당 임원조차 이 사실을 모른 채 한화그룹이 주최하는 ‘한화 클래식’ 공연에 참석해 있었다가 소식을 전해듣고 급히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이처럼 대형 거래가 이뤄지기 직전까지 내부에서 공유되지 않을 만큼 철저한 보안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건 한화그룹이 오랜 기간 다져온 인수합병(M&A) 노하우 덕분이다. 한화그룹은 故 김종희 선대회장부터 김승연 회장까지 공격적인 M&A를 추진하면서 성장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김 선대회장이 한국화약으로 시작해 석유화학, 에너지 등 기간산업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면, 김 회장은 대형 M&A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한화그룹을 재계 7위까지 끌어올린 공신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며 재계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뚝심을 내세우며 M&A를 잇따라 성사시켰다. 부실기업을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내는 등 성과는 ‘M&A 승부사’라는 별명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역시 이 같은 M&A 노하우를 배워나가고 있다. 최근 한화솔루션의 큐셀부문은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면서 김 부사장이 처음으로 M&A에 참여했다.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큐셀은 김 부사장이 오랜 기간 몸담아온 곳인 만큼 김 부사장의 역량이 발휘됐다. 부친에 이어 김 부사장이 한화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M&A를 추진하게 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기간산업 중심 M&A 추진한 故 김종희 선대회장,
한화그룹은 1952년 故 김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화약이 모태다. 한국화약이 다이너마이트를 생산하면서 故 김 선대회장은 ‘다이너마이트 김’이라고도 불렸다. 일에 대한 그의 열정과 화통한 성격 덕분에 붙은 별명이기도 하다.

김 선대회장은 1957년 조선유지를 인수하면서 화약사업을 본격 확대했으며, 1964년에는 신한베어링공업을 인수하며 기계공업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꾀했다. 신한베어링공업은 당시 기술부족과 자금사정으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한화에 인수된 이후 외국기업과의 기술제휴, 생산설비 확충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에너지사업을 총괄하는 경인에너지개발을 1969년 설립하기도 했다. 이어 1973년에는 동원공업(현 한화건설)을 인수하며 건설업에 진출했으며, 1976년 성도증권(현 한화투자증권) 인수로 증권업에도 발을 들였다. 특히 선대회장이 관심을 쏟았던 사업분야는 에너지 등 기간산업 중심이었다.

◇재계의 M&A 승부사 김승연 회장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극적인 M&A를 실시할 계획이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추진하겠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7년 김 회장이 일본 경영전문 잡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그의 부친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부친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1981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회장에 오르게 됐다. 젊은 총수에 대한 세간의 우려도 많았지만 김 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 경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M&A 성과인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했을 때는 김 회장이 총수에 오른 지 1년 후인 1982년이었다. 이 때는 2차 오일쇼크로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가 크게 위축된 시기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이 경영난을 겪고 있던 때다. 김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석유화학업을 주목했고, 경영난에 허덕이는 2곳의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주변의 반대에도 김 회장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양화학 인수 과정에서는 과감한 모습도 보였다. 당시 다우케미칼과의 협상 과정에서 진전이 없자 김 회장은 가로 30cm, 세로 2m의 한지에 먹글씨로 ‘본인은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다. 명예를 욕되게 하면서까지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는 두루마리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 과정을 거친 결과 한화그룹은 ‘장기간에 걸친 인수금액 분할 상환’이라는 유리한 조건으로 한양화학을 인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10대 그룹으로 몸집을 불렸고, 김 회장에 대한 평가도 바뀌게 된 계기가 됐다.

또 다른 결실은 유통사업의 확장이다. 김 회장은 새로운 사업으로 유통업에 진출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그 방안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회사를 창업해 진출하거나 기존 유통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던 김 회장은 M&A 방안을 택했다. 이에 1985년 부실기업이었던 정아그룹을 인수해 현재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키워냈으며, 1986년에는 한양유통을 사들이며 현재의 한화갤러리아로 성장시켰다.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M&A로 꼽히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의 인수는 2002년 진행됐다. 한화에 인수될 당시 대한생명은 누적 손실만 2조300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김 회장은 3년간 대한생명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월급과 배당을 모두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한화의 금융 맏형으로 자리할 만큼 몸집을 불리고 실적 개선까지 꾀하는 성과를 냈다.

김 회장은 태양광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했다. 이어 독일 태양광 기업인 큐셀까지 사들이며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는 한화솔루션 내 큐셀부문으로 자리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방산, 화학사업부문인 4개 계열사를 통째로 1조9000억원 규모에 인수한 건 2015년 진행됐다. 이 M&A가 진행되면서 한화그룹은 재계 서열 9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처럼 M&A 전례가 많은 만큼 한화는 인수 후 화학적 결합이 잘 이뤄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삼성에서 편입된 4개 기업들은 모두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하고 한화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 김동관 부사장의 첫 작품 ‘젤리’ 인수
김 부사장 역시 대를 잇는 승부사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사업적으로 여러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달 초 한화솔루션의 에너지솔루션부문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젤리)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1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하면서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이 출범한 이후 첫 번째 M&A다. 태양광 모듈 판매 외에도 태양광 전력 패키지 임대 등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해졌다. 김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에 적을 두고 있는 만큼 이번 M&A에도 그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트럭 업체인 니콜라에 투자했던 배경에도 김 부사장이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대한 투자 결단을 내리지 못할 때 신재생에너지에 폭넓은 지식을 쌓았던 김 부사장이 니콜라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사업 방향 등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양 사의 사업방향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최종 투자가 이뤄졌다고 한다.

김 부사장의 첫 M&A는 부친과 달리 해외 기업이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크다.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삼아야 한다고 보는 김 부사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앞으로도 해외 기업과의 M&A가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생각이 되는 태양광과 수소 산업에 대해서 공격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며 “향후에도 차세대 먹거리가 될 산업에서 한화의 M&A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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