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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飛翔]홀로 선방한 대한항공의 비장의 카드, 화물 수송의 힘

[조원태의 飛翔]홀로 선방한 대한항공의 비장의 카드, 화물 수송의 힘

기사승인 2021.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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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여행객 줄자 파격 제안
대한항공 여객기를 화물기로 제조
물동량 크게 늘며 작년 흑자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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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은 코로나 사태에서 유일하게 웃은 항공사였다.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마저 적자를 내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나홀로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조원태 회장의 ‘발상의 전환’ 카드에 따른 화물 수송의 힘이었다.

지난해 초 열린 임원 회의에서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그해 3월 13일부터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수송이 시작됐다. 운휴로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는 베트남·중국 칭다오 등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사람이 아닌 화물이 탄 여객기가 날아갔다. 현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프랑스 파리·영국 런던을 비롯한 28개국 46개 도시에 화물 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여객기의 벨리(하부 화물칸), 객실 천장 선반과 카고 시트 백(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에만 탑재됐던 화물은 여객기 내 좌석 자리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를 위해 10개의 여객기가 개조 화물기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미국 보잉 B777 기종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처음 투입했으며, 이후 지난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8대를 추가 개조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존에 운영해 온 화물전용기 23대와 함께 총 33대 화물기를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 화물수송
개조화물기 안에 탑재된 화물. /제공=대한항공
사실 여객기에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는 개조 작업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검토와 역량을 필요로 한다. 단순히 좌석을 장탈하는 것만이 아닌 복잡한 기내 전기배선도 제거 작업도 필요하고 화물이 움직이지 않게 바닥에 고정하는 잠금 장치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고스러움은 고스란히 대한항공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몸집이 작은 LCC는 적자폭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2383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전략을 사용한 아시아나항공에 비해서도 2020년 3분기 기준 화물수송량은 11억200만톤km이나 많았다.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유수의 미국 항공사들도 정부로부터 수십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60억~120억불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의 독주는 선제적으로 화물기 가동률을 25% 늘리고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4500편 이상의 화물 운송을 한 덕분이다.

전 세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화물 수송은 실적 방어용에서 또 다른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빠른 배송을 요하는 신선식품부터 까다로운 운송 조건을 지닌 코로나19 백신까지 화물기를 통해 운반됐다. 글로벌 네트워크·화물 공급능력·전문적인 의약품 수송능력 등 엄격한 기준을 거쳐 코로나19 백신 전담 수송 항공사로 선정된 대한항공은 유니세프와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해 5만8500명분의 화이자 국내 1호 백신을 수송한 바 있다.

백신 접종 확대로 항공여객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완연한 회복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계절에 맞는 옷을 만들고 입는 것, 그것이 바로 혁신”이라는 말과 함께 발빠른 변화를 꾀한 조원태 회장의 통찰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속·안전·정확이라는 항공 화물 사업의 기본 가치에 집중하고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 국가 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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