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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飛翔] ①위기돌파 능력 빛나다… 조원태는 누구?

[조원태의 飛翔] ①위기돌파 능력 빛나다… 조원태는 누구?

기사승인 2021.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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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간 경영권분쟁·코로나 '난기류' 극복
위기관리능력 조명…16년간 경영일선 '준비된 총수'
할아버지·아버지와 '사진' 취미… 경영스타일 달라
소통·신뢰 방점…아시아나 인수로 도약 '승부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다음달 24일로 한진그룹 회장에 오른 지 2년을 맞이한다. 2019년 4월8일 부친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16일 만에 회장에 선임된 조 회장에게 지난 2년간은 ‘롤러코스터’나 다름없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산업 침체, 유동성 위기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생존이 걸린 위기가 이어졌다.

특유의 소통 리더십과 추진력을 앞세워 조 회장이 사상 초유의 악재를 차례로 극복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면서 취임 초기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도 이제 ‘준비된 총수’라는 평가로 바뀌고 있다. 국내 최대 운송그룹의 기틀을 다진 조중훈 창업자, 글로벌 항공사 도약을 이끈 조양호 회장에 비견될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새 도약의 승부수도 던졌다. 세계 7위 대형항공사의 탄생으로 글로벌 항공산업의 판도 변화와 함께 재계 순위 10위권 재진입도 눈앞에 두게 됐다. 험난한 난기류를 뚫은 한진그룹 조원태호(號)가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기업결합심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두 기업의 이질적인 문화와 고용 문제 등도 잡음없이 해결해야 한다. 완전히 사그러들지 않은 경영권 분쟁도 아직까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조원태 회장이 남은 난제를 해결해 글로벌 항공산업에서 새로운 도약의 날개를 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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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시리즈 컷
아시아투데이 정석만 기자 = “곧 다시 만나 함께 훨훨 날 그날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지난 18일 대한항공 강서구 본사와 서소문 사옥 일부 임직원들은 특별한 위로 선물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 격리에 들어간 직원들에게 조원태 회장이 위로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함께 과일바구니를 전한 것이다. 조 회장은 편지에서 “코로나19라는 커다란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항공을 위해, 또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들을 위해 헌신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직원 및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다.

소통과 신뢰에 방점을 둔 조 회장의 경영 철학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며 미증유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의중이 여실히 드러난다. 땅콩 회항·물컵 갑질 등 한진 오너가(家)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화물운송으로 코로나 위기를 넘은 조 회장의 리더십과 직원을 대하는 진정성은 다시금 평가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엄격한 경영수업…항공산업 혜안 갖춘 ‘준비된 총수’

한진 오너가(家) 3세인 조 회장은 2019년 한진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16년간 경영 일선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으며 폭넓은 식견과 경영의 기본기를 닦았다.

2003년 8월 한진그룹 내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으로 입사한 이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과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항공업무와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해야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부친 조양호 전 회장의 소신에서다.

조 회장이 사내 IT 시스템 도입·개선 등에 적극적인 것도 IT에 관심이 많은 ‘얼리 어답터’인 데다 한진정보통신에서 첫 경영수업을 시작한 것과 무관치 않다. 조 회장은 2018년 말부터 3년에 걸쳐 글로벌 항공사 최초로 대한항공의 전사 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지휘했다. 기내에 동승한 초등학생 승객이 “게임이 너무 재미없다”고 불평하는 것을 듣고 조 회장이 승객 입장에서 게임을 직접 체험한 뒤 대한항공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IFE)을 개선토록 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부친은 유독 조 회장에게 엄격했다. 조 회장이 “집에서는 가족이지만, 회사에서는 직원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조중훈 창업주가 선진 지식을 습득하도록 조 전 회장을 미국에 유학 보냈듯, 아들인 조 회장 역시 미국에서 고등학교(마리안고)와 대학원(캘리포니아서던대학교 대학원)을 나왔다.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실력과 글로벌 감각은 조 회장의 강점 중 하나로 통한다. 항공업계 ‘유엔총회’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의장을 맡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무기가 됐다.

재계에서도 점차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으로 새롭게 합류하면서 ‘40대 젊은피’로 분위기 쇄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 회장의 재계 인맥으로는 경기초 동문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청운중 동문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등이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초·중학교 동문이다.

가정을 아끼는 마음도 각별해 대한항공 전무 시절엔 부인 김미연씨와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청중평가단으로 나란히 앉아 경연을 즐기는 다정한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재춘 전 국회의원의 손녀인 김미연씨 사이에 아들 셋을 둔 조 회장은 휴일엔 아들들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2월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직원 자녀 720명에게 본인을 ‘조원태 아저씨’로 소개한 축하카드와 학용품 선물세트를 선물했는데, 초등학교 입학 시 준비해야 할 학용품이 빠짐없이 들어있어 ‘역시 세 아이의 아빠’라고 직원들이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조중훈·조양호·조원태로 이어지는 한진그룹 회장 삼대(三代)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사진’이다. 프로급인 조중훈 명예회장과 조양호 회장의 영향으로 조원태 회장도 부친과 출장길에 오를 때면 나란히 카메라를 챙겨 동반 사진 촬영에 나서는 경우도 잦았다. 조 전 회장과는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에 나란히 참여해 ‘재계 첫 부자(父子) 봉송’이라는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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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월 당시 조양호 회장(왼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성화봉송에 참여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직원이 최우선” 소통경영으로 변화 나서
조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경영 스타일은 선대(先代)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조중훈 창업자가 ‘카리스마 경영’, 조양호 전 회장이 ‘디테일 경영’으로 정의된다면, 조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신뢰에 바탕을 둔 ‘소통 경영’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

조 회장의 소통 행보는 사내 익명게시판인 ‘소통광장’이든 현장이든 가리지 않는다. 한번은 소통광장에 김포공항 근무자가 식사 질 문제를 제기되자 직접 직원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고 단가를 높여 개선토록 한 적도 있다. 승무원 브리핑실을 찾아 승무원들을 격려하거나 노조와의 만남도 마다하지 않는다.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조종사노조 등 3개 노조를 찾아 대화의 물꼬를 트며 파업이 예고됐던 조종사노조와 임금협상 타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해 1월 조 회장의 중국 우한행(行)은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우한에 고립된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 투입 당시 탑승을 자원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위험을 알면서도 자처해 동행에 나선 것이다.

조 회장은 우한에서 돌아온 뒤 2주간의 자가격리 중 ‘소통광장’에 A4용지 2장에 달하는 글을 남기고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 숨쉬기도 힘들었을 승무원들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제가 같이 있을 수 있어 마음은 편했습니다”라며 “우리 직원들의 헌신과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고 소회를 전한 바 있다.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받던 기업문화가 변화한 것도 격식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조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격의 없는 소통의 결과물이다. 미국 특파원과 기자간담회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서는 등 조 회장이 먼저 복장자율화 정착에 솔선수범하는가 하면, 업무환경도 개선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은 “형식에 얽매인 회의나 서류보고가 줄어드는 등 업무 체계가 간소화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소통 경영과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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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손걸레로 기내를 소독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역발상’ 전략으로 반전 일군다
항공업종은 유가, 환율, 현지 정세 등 외부변수에 취약해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은 조 회장에게도 뼈아플 수밖에 없다. 그룹 회장으로서 본격적인 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에 코로나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침체에 빠지며 성장은커녕 생존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한항공은 2383억원의 영업흑자를 거두며 위기 속에서 선방했다. 임금 반납 및 휴업 동참 등 임직원들의 희생과 유휴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이 합쳐진 결과였다. 특히 멈춰선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조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코로나19 파고를 넘은 ‘신의 한수’가 되면서 위기극복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 2009년 여객사업본부장으로 재직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와 신종 플루 등의 영향으로 한국발 수요가 대폭 감소하던 위기 상황에서 인천을 거쳐 제3국으로 여행하는 환승 수요를 대폭 유치했다. 2009년 전세계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들이 적자일 때 대한항공은 1334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고, 이듬해엔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를 돌파하는 성과로 이어진 바 있다.

이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를 매각한 뒤 다시 빌려쓰는 묘안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조양호 전 회장의 역발상 전략과도 궤를 함께 한다.

강한 추진력과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며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생존 갈림길에 선 국내 항공산업의 재편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결단에 나선 것이다. 통합 항공사의 경영 성과가 미흡할 경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배수의 진’도 쳤다.

국내 1·2위 항공사 간 통합이 원활히 이뤄지면 여객 및 화물운송 실적 기준 세계 7위 초대형 항공사로 비상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한 3조3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가 성공한 데 이어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인수 후 통합(PMI)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통합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극복하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자구 노력과 화물을 앞세워 전 세계가 놀랄 정도의 성과를 거두며 경영 체제가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업황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통합과정에서의 노사 및 고용 문제 등 과제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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