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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飛翔] 트럭 한대로 시작한 한진그룹, ‘100년 수송보국’ 길 걷다

[조원태의 飛翔] 트럭 한대로 시작한 한진그룹, ‘100년 수송보국’ 길 걷다

기사승인 2021. 03.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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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수송보국' 길 걷는 한진家
조중훈 선대회장 낡은 창고서 창업
육해공 대표 수송 기업으로 키워내
故조양호 회장 글로벌화 기틀 닦아
43개 국가 취항 세계적 기업 '우뚝'
한진 일가
1979년도 제동목장에서 고 조중훈 회장(오른쪽)과 조양호 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조원태
‘수송보국(輸送報國·수송으로 조국에 보답한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가 늘 강조한 말이다. 한국 수송업 발전에 평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는 한진가(家) 3대에 걸쳐 이어 내려온 경영모토가 됐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1945년 11월 조중훈 선대회장이 ‘한민족의 전진(前進)’이라는 포부를 담아 트럭 1대, 낡은 창고로 사업을 시작한 한진상사는 한진그룹의 첫 출발점이 됐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군사물자 수송을 맡으면서 규모를 키운 한진그룹은 1969년 항공사업에 이어 1977년 한진해운을 설립하며 육·해·공을 포괄하는 대표 종합수송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운업 불황 영향으로 2017년 한진해운이 창립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긴 했지만, 대한항공을 앞세워 100년 수송보국을 향한 한진그룹의 발걸음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된다.

대한항공공사
1969년 3월 6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열린 대한항공공사 인수식. /제공=대한항공
한진그룹의 핵심인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여행 한 번 해보는 게 내 소망”이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한 마디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통령의 부탁에 1969년 조 선대회장은 부실덩어리인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당시 보유 항공기는 8대, 부채만 27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은 예술’이라는 조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공격적인 노선 확대가 이뤄졌다. 베트남전 파병 군인들을 태울 수 있는 사이공 취항과 우리나라 최초의 태평양 횡단 노선으로 시작한 국제선 노선은 현재 43개국 120개 도시로 확대됐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무한경쟁이 시작된 1990년대, 대한항공은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하게 된다. 4남 1녀 중 장남인 조양호가 대한항공 회장직에 오른 것이다. 항공기 사고가 이어지던 시기에 취임한 조양호 회장은 ‘절대 안전’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다국적 전문가들의 컨설팅 및 외국인 안전전문가를 고용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조 회장의 의지는 2000년 이후 항공기 운항 중 인명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항공사로 거듭나는 바탕이 됐다”고 말한다.

“가 봤어요?” 엔지니어 출신인 조양호 회장이 임원들로부터 보고받을 때 늘상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분석적이고 디테일에 강했던 조 회장은 임원을 믿고 업무를 맡기되 직접 보고 경험하고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조양호 회장은 신시장 개척과 적극적인 항공기 도입을 통해 대한항공에 날개를 달았다. 5대양 6대주를 아우르는 노선망을 갖추고 9·11 테러, 이라크 전쟁, SARS 등으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긴축경영을 할 때 선제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해 성장 동력을 다졌다. 2008년에는 저비용 항공사 ‘진에어’를 설립해 프리미엄 수요와 실용 수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수송 보국의 의지는 국위선양으로도 이어졌다. 조중훈 선대회장은 서울올림픽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 참석했으며 ‘올림픽 공식 항공사’로 태극 마크에 올림픽 휘장을 달아 대한민국을 세계 곳곳에 알렸다.

조양호 회장은 ‘항공업계의 UN’이라고 불리는 IATA에서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과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았고, 델타항공을 비롯한 4개 항공사를 잇는 ‘스카이팀’ 출범을 주도했다. 현재 스카이팀은 19개 회원사가 170개국 이상 국가에서 1036개 도시를 연결하는 대표적 글로벌 동맹체가 됐다.

2019년 4월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한진그룹호(號)을 이끌게 된 장남 조원태 회장은 부친의 ‘현장경영’ 철학을 이어받으며 제2의 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로 52년이 된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코로나 바람에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지만, 국내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산업 재편에 나서면서 선대회장부터 이어온 ‘수송보국’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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